- 책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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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제대로 안다는 것, 진정으로 잘났다는 것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가 추구한 앎과 잘남은 무엇이고,
그의 재판과 처형, 그리고 정치철학의 태동은 그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 책은 2006년 출간된 지은이의 저서『앎과 잘남: 희랍 지성사와 교육과 정치의 변증법』의 후속편이다. 전편에 이어 희랍 지성사라는 큰 틀에서 기원전 5세기 말 희랍에서 전개된 지성사적 발전과정을 서술하면서, 특히 정치철학이 태동되는 과정과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앎과 잘남』 1권이 소크라테스 이전의 희랍세계, 즉 호메로스로 대표되는 신화와 구전의 시대부터 소피스트 운동 시대까지를 다루었다면, 이 『소크라테스의 앎과 잘남』은 철학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삶에 집중한다.
희랍 지성사의 맥락에서 소크라테스의 의미를 설명함에 있어 저자가 핵심 개념으로 사용한 것은 1권과 마찬가지로 ‘앎’과 ‘잘남’이라는 순우리말로 표상된 개념이다. 이것은 지혜, 유식함 등을 뜻하는 ‘sophia’와 탁월함, 도덕성, 도덕적 탁월함 등을 뜻하는 ‘aretē’의 번역어이자, 동시에 단순한 번역어를 넘어 그 순우리말에 담긴 오묘하고 심원한 의미세계를 원용하여 희랍 지성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 개념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소피스트들도 새로운 ‘앎’(지식과 교양)의 공급자들이었지만, 인간성 보편에 대한 탐색이 결여된 채 수단적 지식을 제공하는 직업적 지식인 혹은 ‘고액과외교사’로 머무른 반면, 소크라테스는 앎과 잘남 자체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탐구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희랍 지성사의 대전환점을 이루게 된다. 즉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는 유명한 말로 대변되는 앎 자체의 본원적인 미완성성을 자각하고, 제대로 된 앎과 제대로 된 잘남이 무엇인지, 그 본원적 속성을 끊임없이 파고들었던 진정한 의미의 철학자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크라테스는 국가 생활의 문제, 인간의 삶의 방식, 도덕성의 문제 등을 앎의 대상으로 추구함으로써, 정치철학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 것이다.
최초의 진정한 철학자로서의 소크라테스 혹은 정치철학을 태동시킨 소크라테스의 면모를 저자는 플라톤의『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크리톤』에 기술된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처형 부분을 자세하게 분석함으로써 증명해낸다. 특히 소크라테스의 표상처럼 되어 있는 대화술, 아이러니에 내포된 앎과 잘남의 개념적 의미를 세밀하게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면모를 통해 결국 정치철학이란 단순히 철학의 한 분야가 아니라 모든 철학함이 지향하는 철학의 완성을 의미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소크라테스의 (정치)철학적 사유는 앎과 잘남의 본질에 대한 인식 노력, 교육 ‧ 윤리 ‧ 국가의 본질에 대한 탐색, 그리고 국가 생활의 이상과 현실 간의 관계에 대한 탐구가 인류 지성사에서 최초로 총체적이고 유기적인 체계를 이룬 새로운 지성적 과업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문답법의 철학자, 윤리철학자로 알려져 있던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고, 정치철학의 심원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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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양승태
대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밀(J. S. Mill)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독일 튀빙엔대학교 철학부 및 고전학부와 미국 브라운대학교 고전학부에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한국정치사상학회 초대 및 2대 회장,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대한민국이란 무엇인가: 국가 정체성 문제에 대한 정치철학적 성찰』, 『우상과 이상 사이에서: 민주화 시대의 이데올로기들에 대한 비판적 성찰』, 『앎과 잘남: 희랍 지성사와 교육과 정치의 변증법』 등이 있고, 역서로는 레오 스트라우스의『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그 밖에 ‘의사 변증법과 의사 실천적 윤리학’, ‘맥퍼슨에서 로크로, 그리고 로크를 넘어서’, ‘미개적 대동, 문명적 대동, 소강, 그리고 정치적 이상의 역사적 진화론’, ‘새바인의 정치사상사 이념 연구 서설’ 등 정치철학 및 동서양 정치사상사에 관련된 다수의 논문이 있다. 동서양 철학사 및 정치사상사에서 변증법 이념의 발전, 국가 정체성 문제에 대한 정치사상사 및 정치철학적 탐색 등이 주요 연구 주제이다.
-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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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제1장 들어가는 말: ‘앎과 잘남’ 개념의 재론
1. ‘바탕으로 돌아가라’, ‘통섭’, 그리고 앎과 잘남
2. 앎과 잘남, 그리고 정치철학 태동의 지성사적 문제
제2장 정치철학이라는 말과 이념, 그리고 희랍 지성사
1. 정치철학이라는 말과 존 스튜어트 밀
2. 레오 스트라우스의 정치철학 이념과 희랍 지성사의 문제
제3장 기원전 5세기 말 아테네의 민주 정치와 소크라테스
1. 기원전 5세기 후반 아테네 민주정과 앎과 잘남의 문제
2. 소크라테스의 문제
제4장 소크라테스와 말, 대화, 아이러니
1. 말과 말의 결합으로서 말: 말하기의 사회성과 대화
2. ‘사회적 말하기’로서 아이러니
3. 아이러니와 ‘너 자신을 알라’라는 자아 정체성
제5장 ‘너 자신을 알라’의 희랍 정신사와 소크라테스
1. ‘너 자신을 알라’의 신화와 로고스
2. ‘너 자신을 알라’와 젊은 소크라테스
3. 시민 소크라테스의 삶, 앎과 잘남, 그리고 교육
제6장 소크라테스와 아테네 시민들: 소크라테스 재판과 앎과 잘남의 법과 정치
1. 개인적 앎과 잘남, 시민적 앎과 잘남, 그리고 ‘법의 정신’: 『변명』 17a~24b
2. 소크라테스적 앎과 잘남의 추구와 아테네의 정치 체제: 『변명』 24b~35d
제7장 잘남의 세속성과 초월성, 그리고 정치철학의 태동
1. 개인적 정의와 국가적 정의, 그리고 도덕적 주지주의와 잘남의 문제: 『변명』35e~42a
2. 『크리톤』에서 법, 조국, 영원한 삶의 질서
맺는말 소크라테스의 지적 유산과 정치철학적 사유의 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