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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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점점 다양해지고 매체 간 융합현상이 빠르게 확산되는 오늘날, 문화에서 매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매체의 영향력과 그 선택의 중요성은 그 안에 담긴 내용의 범주를 능가하고 있어서 매체와 내용을 더 이상 서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매체는 편리한 도구의 차원을 넘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 나아가 한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석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뉴 미디어의 특성과 인문학적인 함의를 ‘탈경계 문화’라는 독특한 지형에서 고찰한다. 이는 서로 전이되고 융합되고 역전되는 매체들 사이의 탈경계 현상을 들여다보면서 그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무엇이며 그것이 문화적으로 어떤 함의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미디어 자체를 넘어선 ‘인터-미디어’에 주목한다. 실상 ‘미디어’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사이’ 또는 ‘매개’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매체와 매체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 시대 문화 읽기에 중요한 열쇠를 제공한다. 행간의 읽기를 통해 미디어 사이에서 일어나는 긴장, 권력 관계, 창조성을 분석하는 일이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또한 인터-미디어에 대한 이론적 성찰과 더불어 구체적인 현상 및 작품 분석을 통해 매체 간 전이, 융합, 혼종의 문화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매체 기술의 공학적 측면에 대한 분석에 치중하는 기존 매체 연구의 틀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문제의식을 통해 개별 매체의 고유한 ‘매체성’을 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체 전이 및 융합 과정과 양상, 매체 융합이 낳는 예술적·일상적·존재론적 의미 공간의 변화를 연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탈경계인문학 학술총서> 소개
<탈경계인문학 학술총서>는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인문과학원이 수행하고 있는 한국학술진흥재단 인문한국(HK) 지원사업인 ‘탈경계인문학의 구축과 확산’을 위해 기획된 연구총서이다. 이화인문과학원은 기존의 인문학이 오늘날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해석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새로운 인문학의 방향으로 ‘탈경계인문학’이라는 개념을 제안했고, 한국학술진흥재단 2007년 선정 인문한국연구소로서 ‘탈경계인문학’을 구축하고 확산시키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탈경계인문학’은 오늘날 변화무쌍한 사회 환경 안에서 문화적 경계들이 빠르게 해체되고 재편되는 탈경계 문화 현상 속의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세계, 인간, 언어의 측면에서 지구지역성(Glocality), 젠더(Gender), 다매체(Multimedia)에 대한 연구를 촉진하며 소통, 공존, 융합을 추구하는 인문 지식을 생산하고 있다. 방법론적으로는 대립과 갈등을 야기하는 ‘경계짓기’를 반성적으로 성찰하고, 인문학과 타학문, 학문과 일상을 잇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탈경계인문학 학술총서>는 매년 세 권씩 10년에 걸쳐 출간될 예정이다. 해마다 출판되는 세 권의 책은 각각 탈경계인문학의 핵심 주제인 ‘지구지역성’, ‘젠더’, ‘다매체’를 주제로 다루며, 각 주제는 10년 동안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10권의 책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총서 1권 - 지구지역 시대의 문화경계
총서 2권 - 젠더와 탈/경계의 지형
총서 3권 - 인터-미디어와 탈경계 문화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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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 이화인문과학원
송기정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파리 3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한 바 있다. 한국프랑스학회 회장과 한국기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광기, 본성인가 마성인가: 종횡으로 읽는 광기의 문학 서설』, 『소설과 영화 사이-스크린 위의 소설들』, 『신화적 상상력과 문화』(공저), 『자본주의 사회와 인간 욕망』, 『현대 프랑스문학과 예술』(공저), 『프랑스 문학과 여성』(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여명』, 『루이 랑베르』 등이 있다. 그 외에 19세기와 20세기 프랑스 소설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이수진
서강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파리 8대학 불문과에서 「한국적 담화 상황에 적용된 기호학: 임권택 영화 춘향뎐 읽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만화기호학』, Une lecture du film d'Im Kwon-Taek: Le chant de la fidèle Chunhyang(프랑스), 역서로 『이미지, 모험을 떠나다』, 『상상적 기표: 영화 ․ 정신분석 ․ 기호학』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디지털 이미지, 만화, 영화에 적용된 기호학 분야의 「이미지와 상징의 배열」, 「감각의 시뮬레이션」, 「인터페이스와 은유의 상상력」등이 있다. 그 외에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 <박찬욱&뫼비우스 대담>, <봉준호&설국열차 작가 대담>, <유럽 만화 특별전: 다색느낌> 등을 기획, 운영한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천현순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상호매체성 이론으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알렉산더 클루게의 작품에 나타난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상호매체성』(독문), 『물의 요정의 매혹』(공역) 등이 있고, 논문으로 「탈활자 문화의 전개 양상에 대한 연구」, 「사진과 텍스트의 혼종화 현상」, 「영상매체에서 문자매체로의 전이 현상」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윤경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초현실주의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고등통번역대학교(ESIT)에서 번역사자격증을 획득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시와 상상력 이론, 이미지와 텍스트 이론, 매체 및 몸 담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경기 디지로그 창조학교에서 창조이론과 교육분야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상상력』, 『보는 텍스트, 읽는 이미지』, 『초현실주의와 몸의 상상력』 등이 있고, 역서로 『Made in USA: 미국 문명에 대한 새로운 시선』, 『스물한 편의 연애편지』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초현실주의의 수사법과 창의성 교육」, 「문학텍스트와 사진이미지의 상호매체적 관계 연구」, 「포스트휴먼과 기술적 상상력」 등이 있다.
김은령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영국 낭만주의와 노예폐지운동: 블레이크, 사우디, 코울리지, 워즈워스」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탈식민주의와 문화 번역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으며, 최근에는 문화 번역의 문제를 매체의 영역으로 확대해 매체와 기술, 매체 미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여행기에 나타난 ‘문화번역’」, 「이미지를 통한 텍스트 읽기」, 「매체 변화에 따른 미학적 경험과 감수성의 변화 고찰」, 「디지털 미디어 모델링을 통한 영시의 텍스트 확장 가능성 고찰」 등이 있다. 이화여대 영문학과 박사후과정과 남서울대학교 강의 전담 교수를 거쳐, 현재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현대미술사를 전공하고 「과정 개념을 통해 본 로버트 모리스의 작품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한국현대미술 1970~80』,『한국현대미술 1980~90』,『제국미술학교와 조선인 유학생들, 1929~1945』,『현대미술의 동향 I, II』(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몬드리안의 방: 신조형주의, 새로운 삶을 위한 예술』,『19세기의 미술』,『20세기 추상미술의 역사』,『위대한 실험, 러시아 미술 1863~1922』,『개념미술』, 『옥스퍼드 20세기 미술사전』(공역) 등이 있다. 그 외에 개념 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미디어 아트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왔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현규
서울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베를린 공대(TU Berlin)에서 「괴테의 문학작품에 나타난 베일모티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가와 돌아온 탕자: 타문화 수용과 자기 이해라는 관점에서 본 괴테와 릴케의 동방여행」, 「그네의 유형학: 아이오라 축제, 프라고나르의 <그네>, 폰타네의 『에피브리스트』」, 「손님, 경계넘기의 현상 형식 등 다수의 논문과, 역서로 『과학교양』, 『문화교양』(공역)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HK교수로 다매체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고인석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와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수학하고 독일 콘스탄츠대학에서 20세기 초 물리학의 이론 변동에 대한 연구 「대응과 상보성」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과학의 지형도』, 역서로 『이것이 생물학이다』(공역)이 있고, 과학철학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윤리와 형이상학 분야의 논문들이 있다. 현재 인하대 인문학부 철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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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제1부 예술 영역의 경계 넘나들기
문학에서 영화로: 발자크의 「미지의 걸작」과 리베트의 <누드 모델>_ 송기정
한국에서 프랑스로, 소설에서 만화로: 『짜장면』의 경우_ 이수진
영상 매체에서 문자 매체로의 전이: 알렉산더 클루게의 『감정의 힘』을 중심으로_천현순제2부 상호 매체성
문학 텍스트와 사진 이미지의 상호 매체성 _ 조윤경
디지털 미디어 모델링을 통한 영시 텍스트의 확장 _ 김은령제3부 매체 속의 시선, 기억, 존재
감시의 시선: 앤 소피 시덴의 영화와 비디오 설치 _ 전혜숙
팰림프세스트, 매체 전이와 기억의 방법론: ‘빅 브라더’를 중심으로 _ 정현규
사이버 공동체에서 아바타의 존재론적 지위: 매체와 준주체로서의 아바타 _ 고인석